5월에 휴가를 1주일 쓰게 되었다. 나는 캐나다에서 출발하기에, 거리나 비행기 값 등의 부담이 적은 영국을 여행지로 선택했다.
나는 스탠스테드 공항에 내려서 바로 기차를 타고 에딘버러로 향했다. 기차 여행은 비교적 편안했고,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영국 시골의 돌담들과 양떼들이 영국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비슷해서 내 상상력을 자극했다. 기차를 2번 갈아타며 5시간 정도 달리니 어느덧 에딘버러에 도착했다.
에딘버러 올드타운의 첫 인상은 칙칙함이다. 오래된 건물들, 그리고 그 건물들의 잿빛 색과 이끼가 칙칙한 느낌을 더욱 강화시킨다. 에딘버러가 Ghost Tour로 유명한 이유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칙칙함이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에딘버러 올드타운의 중세풍 건물들과 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길을 걷다 보니, 국부론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의 동상이 보였다. 에딘버러 출신의 명사답게 눈에 띄는 곳에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나에게는 나름 반가운 순간이었다. (결국에 경제학이 싫어진 나에게는 애증이 있는 분이다.)
길을 더 걷다 보니 데이비드 흄의 동상이 나타났다. 또 다른 에딘버러 출신의 유명한 사상가인 흄의 동상이 없을 리가 없지! 아래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발가락 부분을 하도 만져서 광이 난다. 혹시 흄의 동상을 만지면 시험을 잘 본다는 미신이라도 있는 걸까 싶었다.
언덕을 내려가면 바로 마주치는 길이 Victoria Street이다. 이곳은 다양한 상점과 식당이 많아 에딘버러를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거리 중 하나이다. 특히 해리 포터 관련 용품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JK 롤링이 해리 포터를 집필했던 카페인 The Elephant House도 이곳에 있다. 원래 이 거리에 있던 카페는 아니었으나, 과거에 화재가 발생하여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해지는 시간에 맞춰 칼턴 힐에 올랐다. 언덕 위에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았고, 그 건축물들 너머로 에딘버러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언덕의 반대쪽으로는 바다도 보였다. 나는 이곳에서 약 1시간 정도 석양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