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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Edinburgh) 여행 - 올드타운,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

skypainter 2024. 7. 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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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 2024년 4월 18일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이 날은 에딘버러를 떠나 리버풀로 이동하는 날이었지만,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올드 타운 투어를 하기로 했다. (비용: 13 파운드) 지난번 에딘버러 성 투어와 마찬가지로, 이번 투어도 영어로 진행되었다. 집합 장소에 도착하니, 연세가 좀 있으신 가이드 분이 나를 반겨주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날 오전 올드 타운 투어에 신청한 사람은 나 혼자였다. 일대일 투어가 되어서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나만을 위한 가이드라니 기분이 좋았다.

투어는 스코틀랜드의 올드 타운을 걸으면서 그곳에 얽힌 이야기와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내가 에딘버러의 역사를 좀 알고 싶다고 하니, 가이드 분이 가장 먼저 보여준 곳은 스코틀랜드의 종교 개혁가 존 녹스(John Knox)가 묻힌 자리였다. 나는 묘지 같은 곳을 기대했지만, 존 녹스가 묻힌 자리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아무런 건축물도 없이 길 바닥에 기록만이 새겨져 있었다. 여왕과 대립하고, 심지어 여왕을 꾸짖기도 한 개혁가가 이렇게 초라한 자리에 묻혀있다니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종교만 생각한 성직자답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외에도 에딘버러 올드 타운을 걸으면서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여러 상징이나 도시의 크고 작은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다.

존 녹스가 묻힌 자리. 지금은 주차장이다.

 

올드 타운 투어의 마지막 목적지는 Greyfriars Kirkyard 공동묘지였다. 이곳은 J.K.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 이름을 구상하는 데 영감을 얻은 장소로 유명하다. 실제로 맥고나걸, 톰 리들과 같은 이름이 새겨진 묘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해리 포터를 시리즈를 잘 모르는 나에게는 신기하게 조각된 묘비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아 잔디가 손상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때때로 출입이 제한될 때도 있다고 한다.

 

Greyfriars Kirkyard 공동 묘지

 

올드 타운 투어를 마친 후, 기차 출발 전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을 물어보니 가이드분이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을 추천해 주셨다. 기차역에서 가깝고 비가 내리고 있어 실내 관람이 적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런 합리적인 제안에 나는 곧바로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는 스콧 기념탑이 보였다. 이 탑은 스코틀랜드의 위대한 문학가 월터 스콧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탑으로, 에딘버러의 상징적인 건물 중 하나이다. 보통은 내부 관람이 가능하지만, 내가 방문한 날은 내부 보수 작업으로 인해 입장이 불가능했다.

 

스콧 기념탑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은 이름에 걸맞게 꽤 큰 규모를 자랑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미술관에서 유명한 작품들을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그 중 한 작품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그것은 '더딩스톤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로버트 워커 목사'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다. 이 그림은 헨리 레이번이라는 스코틀랜드 화가의 작품으로, 흐릿한 배경과 대비되는 목사의 근엄한 얼굴과 스케이트 타는 자세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

 

더딩스톤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로버트 워커목사 - 헨리 레이번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낸 후, 나는 여유롭게 리버풀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이번 스코틀랜드 여행에서는 에딘버러만 방문했지만, 한 도시에서만으로도 스코틀랜드의 깊은 문화와 긴 역사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에딘버러의 매력적인 거리와 역사적인 장소들은 짧은 시간 안에도 많은 인상과 추억을 남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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