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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London) 여행 - 웨스트민스터 사원 & FA컵 4강 맨시티 vs 첼시

skypainter 2024. 7. 20.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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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 2024년 4월 20일

리버풀에서 기차를 타고 런던에 도착한 것은 바로 전날이었다. 그런데 이 기차 여정 중에 작은 비극이 일어났다. 기차를 환승하면서 옷 가방을 기차에 두고 내리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가방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후, 나는 서둘러 기차의 종점인 버밍엄의 분실물 보관 센터까지 갔지만, 가방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주인이 없는 것을 눈치 챈 누군가가 내 가방을 가져갔을 것이다. 다행히도 가방에는 옷만 들어있었기 때문에 여권, 전자기기, 지갑과 같은 중요한 물품들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실수 때문에 나는 3일 동안 같은 옷을 입게 되었다...

런던에 도착한 나는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와 합류하여 함께 런던 여행을 시작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바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이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근처의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바로 빅벤이 보여 자연스럽게 빅벤도 구경할 수 있었다.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은 고딕 양식의 거대한 성공회 성당이며, 영국 왕의 대관식 등 왕실 행사를 거행하거나 매장터로 사용되는 곳이다. 1066년 해럴드 2세와 윌리엄 1세 두 왕의 대관식 이후로 모든 잉글랜드와 영국의 군주들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왕위에 오르게 되었으니, 이곳은 매우 역사가 깊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이곳에는 영국의 많은 위인들의 무덤과 기념비가 위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을 대표하는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의 무덤과 기념비가 있는데, 뉴턴의 기념비에는 그의 업적을 상징하듯 망원경, 프리즘, 책 등이 새겨져 있다. 이외에도 근처에서 과학계의 위인들인 스티븐 호킹, 폴 디랙, 찰스 다윈 등의 기념비를 찾아볼 수 있다.

 

뉴턴의 무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기념비는 분야별로 몰려있다. 그래서 문학과 관련된 위인들은 모두 셰익스피어 기념비 근처에서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존 키츠 등의 영국 문학의 거장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내가 아는 위인들의 이름을 찾으며, 그들의 업적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셰익스피어 기념비

 

이외에도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1세, 참회왕 에드워드 등 영국 왕실의 묘와 기념비도 볼 수 있었다. 내부를 모두 보고 나면, 소회랑을 통해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소회랑에서 멈춰 서서 초록빛 잔디, 푸른 하늘 그리고 오래된 건물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소회랑

영국, 그것도 런던에 왔는데 축구 경기를 보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관광을 마치고 FA컵 4강의 맨시티와 첼시 경기를 보기 위해 웸블리 경기장(Wembley Stadium)으로 향했다. 원래는 토트넘과 맨시티의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보려고 했으나, FA 컵 일정으로 인해 경기가 연기되어 대신 FA컵 4강 경기를 보기로 했다. 내가 맨시티 팬이기 때문에 큰 불만은 없었다.

웸블리 경기장 역에 내리자마자 엄청난 인파가 보였고, 이 인파를 통제하기 위해 많은 경찰들도 배치되어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영국인들이 역에서부터 응원가를 부르고, 상대 팀 팬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부르는 등 축구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선비의 나라에서 온 내게 이 분위기는 매우 이색적이어서 재미있었다.

웸블리 경기장 입구

수많은 인파와 함께 경기장에 입장한 후에 우리는 배를 좀 채우기 위해 경기장 내부에 있는 스탠드에서 핫도그를 샀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경기장에서 먹는 음식은 뭔가 특별한 맛이 있어서 항상 먹게 된다.

경기 시작 전 산 핫도그

 

관중석으로 들어가서 본 풍경은 장관이었다. 커다란 웸블리 경기장은 관중들로 거의 채워져 있었고, 경기 시작 전부터 각 팀의 응원과 조롱이 시작되고 있었다. 화창하면서도 구름이 조금 있는 날씨에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 축구 경기 보기에는 딱 좋은 조건이었다. 참고로, 관중석에 음식과 탄산음료는 들고 들어갈 수 있지만, 맥주는 불가능하다.

 

웸블리 경기장 관중석
FA 컵 4강 맨시티와 첼시 선수 입장

 

이 날 경기에서 맨시티는 1-0으로 승리했다. 더 많은 골을 기대했지만, 이 경기 3일 전에 챔피언스 리그 8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패배한 영향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프리미어 리그 팀들의 경기를 직접 보았다는 것 자체가 매우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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