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2024년 5월 6일
이 날은 나의 마지막 런던 근교 투어, 옥코(옥스포드-코츠월드) 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투어의 이름은 옥코였지만, 투어의 시작은 반대로 코츠월드의 바이버리(Bibury) 마을이었다. 이곳은 아름다운 코츠월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으로, 그 풍경이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하다. 특히 바이버리의 알링턴 로우(Arlington Row)는 영국인들이 굉장히 사랑하는 건축물이며,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자유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마을을 거닐며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목가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들이 만들어내는 부산함을 지워내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코츠월드의 또 다른 마을, 버튼온더워터를 방문했다. '코츠월드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이곳은 마을 중앙을 흐르는 강을 따라 아름다운 다리들이 놓여 있다. 버튼온더워터에서는 다양한 카페와 상점들을 둘러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버튼온더워터에서의 자유 시간은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스콘과 홍차를 즐길 여유도 있었다. 한국에는 탕수육 부먹과 찍먹의 논쟁이 있듯이, 영국 사람들은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잼 중 무엇을 먼저 바르느냐가 중요한 논쟁거리라고 한다. 둘 다 테스트해본 결과, 나는 크림을 먼저 바르는 것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버튼온더워터에는 바이버리에 비해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분위기도 매우 활기찬 곳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즐길 거리가 더 많았던 버튼온더워터가 내 스타일에 더 맞는 마을이었다.
다음으로 코츠월드를 떠나 옥스포드에 도착하였다. 옥스포드는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도시답게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풍부한 역사적 유산으로 가득했다. 옥스포드 대학교에 있는 다양한 칼리지들을 둘러보며 그곳에 얽힌 역사들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이 재밌었다. 나는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를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았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학생 식당이었다. 해리 포터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확실히 신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벽에는 크라이스트 처치 컬리지 출신 유명 인사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는데, 그 중 존 로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크라이스트 처치 성당(Christ Church Cathedral)은 고딕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당 자체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내부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매우 돋보였다.
옥스포드 관광의 마지막은 보들리안(Bodleian) 도서관이었다.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도서관 중 하나이다. 이 도서관 역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아쉽게도, 내부 투어를 하지는 않았다.
도서관 외부에는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라는 원형 건물이 있다. 주로 학생들이 열람실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옥스포드에서 본 건물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물이었다. 이 건물 앞에서 재학중인 박사생인 것처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몇장 찍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