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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 스페인 여행 - 신트라와 호카곶

skypainter 2025. 2. 1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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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여행일: 2024년 12월 26일

이날은 여행의 마지막 날로, 신트라 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신트라 투어는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미리 예약해 두었으며, 페나성 - 절벽 마을(Azenhas do Mar) - 헤갈레이라 저택 - 호카곶을 방문하는 루트로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페나성(Palácio da Pena)은 포르투갈 신트라에 위치한 화려한 19세기 로맨틱주의 성이다. 페르디난드 2세가 건설하였으며, 고딕, 르네상스, 마누엘린, 무어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알록달록한 외관과 성 주변의 넓은 공원이 특징이다. 날씨가 좋아 페나성의 알록달록한 외관이 더욱 선명하게 돋보였다.

 

페나성 외관

 

이 성은 여러 건축 양식이 혼합된 모습을 보인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문 양옆의 기둥은 알함브라 궁전에서 볼 수 있는 무어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그 위의 초록빛 해초 타일 장식은 해양과 관련된 요소를 강조하는 마누엘린 양식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양한 건축 양식이 섞이면 자칫 조화롭지 못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페나성은 비교적 균형 있게 여러 스타일을 조화시킨 듯 보였다.

 

 

투어에는 페나성 내부 관람이 포함되지 않아 외관과 발코니까지만 둘러보았다. 가이드님에 따르면 내부는 기대만큼 볼거리가 많지 않다고 한다. 나 역시 근현대에 지어진 성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아쉽지는 않았다.

 

페나성 발코니

 

페나성 투어를 마친 뒤 점심 식사를 하고, 다음 목적지인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로 이동했다. 아제나스 두 마르는 신트라 인근에 위치한 아름다운 절벽 마을로, 대서양을 마주한 가파른 절벽 위에 하얀 집들이 층층이 자리 잡고 있어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해변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수 풀장이 있었지만, 겨울이라 인적이 드물어 오직 파도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배경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어 더욱 운치 있었다. 거센 대서양의 파도를 온몸으로 맞는 절벽과 그 위에 고요히 자리한 마을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제나스 두 마르(Azenhas do Mar)

 

절벽 마을 관광을 마친 뒤, 투어는 다시 신트라로 향했다.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헤갈레이라 저택(Quinta da Regaleira)을 보기 위해서였다.

헤갈레이라 저택은 신트라에 위치한 신비로운 저택과 정원으로, 20세기 초 브라질 출신 사업가 안토니우 카르발류 몬테이루(António Augusto Carvalho Monteiro)가 건설했다. 고딕, 마누엘린,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건축물과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의 정원이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미로처럼 얽힌 동굴과 터널, 숨겨진 길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마치 비밀스러운 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헤갈레이라 저택

 

이곳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나선형 계단이 있는 이니시에이션 웰(Initiation Well)로, 종종 단테의 신곡과 연관 지어 해석되곤 한다. 이 우물은 총 9층의 나선형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신곡에서 묘사된 지옥과 연옥의 9개 층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있다.

또한, 바닥에는 십자 문양이 새겨진 모자이크가 있는데, 이는 프리메이슨이나 템플기사단과 연관된 상징이라고 전해진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이니시에이션 웰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영적 깨달음과 의식을 위한 공간으로 해석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한다.

 

헤갈레이라 저택 - Initiation Wells

 

이 우물은 독특한 건축 구조 덕분에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계단이 나선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끝없이 내려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반대로 바닥에서 올려다보면 하늘이 좁고 멀게 보여 고립감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한다. 또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원근법에 의해 높이가 왜곡되어 우물이 실제보다 더 깊어 보이기도 한다.

 

헤갈레이라 저택 - Initiation Wells

 

투어의 마지막 일정은 호카곶(Cabo da Roca)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것이었다. 호카곶은 신트라 서쪽 끝에 위치한 유럽 대륙의 최서단 지점으로, 해발 약 140m의 절벽 위에서 거대한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다. 이곳에는 "여기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onde a terra acaba e o mar começa)"라는 포르투갈 시인 루이스 드 카몽이스의 글귀가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호카곶

 

바다 위에 구름이 조금 끼어 있었지만, 수평선 끝으로 떨어지는 노을을 감상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짙은 구름 아래로 스며들 듯 내려가는 석양이 더욱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절벽 위에 서서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수평선 끝을 바라보았다.

 

호카곶에서의 석양

 

이렇게 강렬한 석양을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가끔은 조금 심심하기도 했지만, 적절히 다양한 투어 상품을 활용한 덕분에 즐겁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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