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근교-히타치 해변 공원에서 보는 네모필라의 향연
여행일: 2025년 5월 1일1년 반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토론토에서 한국으로 가는 직항편은 비싼 경우가 많아, 나는 잠시 관광도 할 겸 일본에 1~2일 머물렀다가 한국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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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 2025년 5월 1일
앞서 히타치 해변 공원을 다녀오니 어느덧 오후 3시쯤 되었다. 나는 우에노 역 바로 앞에 위치한 국립서양미술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마침 내가 방문한 시기에는 <서양회화 어떻게 볼 것인가 :르네상스에서 인상파까지> 라는 특별전이 진행중이어서 이 특별전을 보기로 하였다. 참고로 특별전에는 상시전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시는 르네상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지오토의 제단화 일부로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히에로니무스 보스 공방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보스 본인이 그린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기괴하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유명한 보스의 특이 잘 드러나는 그림이었다.
르네상스 이후에는 매너리즘 화가들의 작품이 이어졌고, 그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내가 좋아하는 엘 그레코의 성 베드로 그림이었다. 신비로운 분위기와 왜곡된 인체 비례, 강렬한 색채는 전형적인 엘 그레코의 특징이다.
또한 수르바란의 종교화 몇 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의 작품 특유의 정적이고 경건한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Agnus Dei를 가장 좋아하는데, 순결과 희생을 상징하는 어린 양의 모습이 고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다음은 바로크 시대의 회화로 넘어갔다. 특히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성 프락세디스가 눈에 띄었다. 드문 종교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페르메이르 특유의 부드러운 빛과 세밀한 표현이 잘 살아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자코부스 브렐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일상의 정물과 질감 묘사에 대한 집착이 네덜란드 회화의 미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후에는 로코코 시대의 장식적인 작품 몇 점이 전시되었고, 곧이어 마네, 모네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이어졌다. 모네의 부드럽고 빛을 머금은 색조, 마네의 대담한 붓질과 구도는 역시나 인상 깊었다.
전시 전체를 통해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까지, 서양 미술사의 큰 흐름을 하나의 여정처럼 따라가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전시였다. 물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표작은 많지 않았지만, 전시 구성은 충실했고,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