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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 - 런던탑(Tower of London) & 프리미어 리그 - 맨시티 vs 울버햄튼

skypainter 2024. 7. 29.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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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 2024년 5월 4일

이 날은 맨체스터 시티와 울버햄튼의 경기를 보는 날이었다. 경기 시간은 오후 5시 반이었기 때문에, 오전 시간을 활용해 런던탑(Tower of London)을 둘러보고, 이후 맨체스터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기로 했다.

런던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탑은 그 역사와 웅장함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템스 강가에 우뚝 선 이 성은 노르만 정복 이후인 1066년에 세워진 요새를 기반으로 건축되었다. 런던탑의 명칭은 1078년 정복왕 윌리엄이 잉글랜드에 새로운 지배자가 들어섰음을 상징하기 위해 세운 화이트 타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후로 런던탑은 왕궁, 감옥, 무기고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외부에서 보이는 여러 겹의 벽은 이 성이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견고하게 서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런던탑 외부

 

런던탑의 관광 방식은 기본적으로 성곽을 돌면서 각 탑을 하나씩 둘러보는 것이다. 런던탑 내부에 들어서면 먼저 화이트 타워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런던탑의 중심 건물로, 중세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내부에는 갑옷과 무기 등이 전시되어 있어, 중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탑이 영국 왕실의 밝은 면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런던탑의 다른 부분을 돌아다니다 보면 '블러디 타워(Bloody Tower)'와 '트레이터스 게이트(Traitor's Gate)' 등 오싹한 이름을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 많은 왕족과 귀족들이 갇히고 처형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탑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과 비참함은 런던탑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런던탑 - 화이트 타워

 

쥬얼 하우스(Jewel House)는 런던탑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이곳에서는 영국 왕실에서 사용한 왕관과 보석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530캐럿짜리 다이아몬드인 '아프리카의 별'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쥬얼 하우스 내부는 매우 엄격한 보안 속에서 운영되며,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보석들을 보기 위해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 있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여, 그 화려함을 눈으로만 담아야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런던탑은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그 안에 깃든 수많은 이야기들이 마치 시간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런던탑 - 쥬얼 하우스(Jewel House)

 

런던탑 관광을 마치고, 나는 맨체스터 시티와 울버햄튼의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맨체스터로 향했다. 맨체스터 피카딜리(Piccadilly) 역은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트램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나는 몇 대를 그냥 보내야 했다. 그래도 간신히 트램에 낑겨 타서 경기 시작 전에 에티하드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기장은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고, 흥분된 분위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에티하드 경기장 외부

 

경기 시작이 오후 5시 반이었기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애매했다. 결국 경기장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고, 핫도그를 하나 사 먹었다. 비록 지난 웸블리 경기장의 핫도그보다 재료도 적고 단순한 핫도그였지만, 경기를 보며 먹기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에티하드 경기장의 핫도그

 

내 자리는 110구역의 CC 239번이었는데, 이 자리는 1층의 서포터즈 구역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바로 옆 구역이 울버햄튼 팬들의 응원석이었다는 것이다. 바로 옆이 상대팀 응원석이라 그런지 응원과 조롱이 난무했다. 내 평생 이렇게 원색적으로 상대팀을 조롱하는 것은 처음 봤다. 영국 사람들이 얼마나 축구에 진심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황희찬 선수가 울버햄튼에서 뛰고 있지만, 나는 맨시티의 팬이기 때문에 열심히 맨시티를 응원했다.

 

에티하드 경기장 관중석

 

경기 시작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은 빠르고 강력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총 6골이 터져 나와서 짜릿했다. 특히, 홀란드는 포트트릭을 기록하며 그의 골마다 관중석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훌리안 알바레스도 후반전에 한 골을 추가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울버햄튼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황희찬 선수가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맨시티가 승리하고, 황희찬 선수도 골을 넣어 내가 원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로 경기가 마무리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맨시티와 울버햄튼 선수들

 

경기가 끝난 후, 나는 기차역까지 걸어갔다. 트램을 기다리다가 기차를 놓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여정으로 인해 몸은 피곤했지만, 런던탑부터 축구 경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다. 이 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기념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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