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2023년 7월 29일
루트: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 예레바탄 사라이 - 이집션 바자르 - 갈라타 다리 - 카라쿄이
이날은 다양한 시대의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서 관광 일정을 시작하였다. (뮤지엄 패스 이용 가능) 이곳은 고고학 박물관(본관), 고대 아시아 박물관,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노베이션으로 인해 고대 아시아 박물관과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은 폐관 중이었다. 수메르, 히타이트, 아시리아 문명의 유물들을 보고 싶었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아쉬웠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은 알렉산더 대왕의 석관이다. 이 석관은 실제로 알렉산더 대왕의 무덤은 아니지만, 그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관의 외벽에는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는 장면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박물관에는 석관뿐만 아니라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도자기, 석상,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리스와 로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박물관 관람이 매우 흥미로웠다. 동생은 다소 지루해하는 것 같았지만...
다음으로 향한 곳은 아야 소피아 근처에 위치한 예레바탄 사라이이다 (뮤지엄 패스 사용 불가). 이곳은 동로마 제국 시대의 지하 저수지로, 바실리카 시스턴이라고도 불린다. 아직도 남아 있는 물과 그 위에 일렬로 세워진 기둥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명이 흰색, 주황색, 초록색 등으로 계속 바뀌어 다양한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곳의 분위기는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서 발록이 등장했던 크하잣둠을 떠올리게 했다.
이후에는 이집션 바자르를 방문하여 여러 상점을 구경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형형색색의 향신료와 차를 파는 가게들이 인상 깊었다. 시장이니만큼 호객 행위도 많았는데, 내가 한국인인 것을 어떻게 아는지 유창한 한국어로 와서 구경하라고 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쇼핑을 할까 고민했지만, 어차피 이스탄불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어서 쇼핑은 여행의 막바지로 미루었다.
이집션 바자르 근처에서 점심을 먹은 후, 카라쿄이 카페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카라쿄이에 가기 위해서는 갈라타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식후 산책도 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갈라타 다리 입구에 도착하니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이곳이 바로 그 유명한 고등어 샌드위치를 파는 노점상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비록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우리는 고등어 샌드위치를 하나 주문해 그 자리에서 나눠 먹었다. 상상했던 그대로의 평범한 맛이었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 튀르키예 여행 중 먹었던 음식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것 같다... (내가 튀르키예 음식과는 조금 안 맞는 것 같다.)
카라쿄이는 이스탄불의 거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었고, 발랏 지구의 거리보다 더 깔끔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았다. 카라쿄이에서 차를 마시며 이스탄불에서의 남은 시간을 보낸 후, 오후 11시경에 국내선을 타고 카파도키아의 카이세리 에르킬레트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미리 호텔을 통해 예약해둔 셔틀을 타고 괴레메의 호텔로 이동하였고, (1시간 정도 소요) 다음 날부터 시작될 카파도키아 일정을 기대하며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