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2025년 5월 21일
캐나다로 돌아가는 길에도 도쿄에 하루 머물렀다. 비행기 출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요즘 인기 있는 teamLab Planets에 들러보기로 했다. teamLab Planets는 관람객이 전신으로 작품 속에 들어가는, 이른바 ‘바디 이머시브’(body-immersive) 미디어 아트 박물관이다. 이곳은 사전 예약이 필수이며, 아래 링크에서 티켓을 예매할 수 있다.
teamLab Planets TOKYO Ticket Store - 입장권 판매
DMM.com,teamLab 의 초대형 디지털 아트공간 teamLab Planets TOKYO(팀 라보 플라넷 도쿄)의 티켓을 독점 판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해 펼쳐지는 대화형 빛의 세계를 만끽해주십시오.
teamlabplanets.dmm.com
입장하고 싶은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되며, 성인 기준 입장료는 최소 3,800엔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전시장 중간에는 물길을 통과해야 하거나,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구간도 있어 반바지나 쉽게 걷어 올릴 수 있는 긴 바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여성 관람객의 경우, 짧은 치마는 피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가방이나 배낭은 락커룸에 보관할 수 있어 따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teamLab Planets는 도요스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셔틀버스도 운행되지만, 입장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 일찍 도착했는데, 다행히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의 전시는 Water, Garden, 운동의 숲, 잡아서 모아보는 숲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먼저 Water 섹션으로 향했는데, 시작부터 신발을 벗고 얕은 물길을 통과해야 했다.
물길을 지나 가장 먼저 마주한 작품은 The Infinite Crystal Universe였다. 이 작품은 마치 회화의 점묘법처럼 수많은 빛의 점들을 모아 하나의 입체 공간을 만들어낸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마치 무한한 우주 공간이 전방위로 펼쳐지는 듯한 인상을 주는 전시였다.
이처럼 바닥이 유리로 된 구간이 많기 때문에, 짧은 치마는 피하는 것이 좋다.
The Infinite Crystal Universe 다음으로 마주한 전시는 사람과 함께 춤추는 잉어가 그리는 수면 위의 드로잉이었다. 이곳은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공간 위로, 빛으로 만들어진 잉어들이 헤엄치는 전시실이다. 잉어들은 물속을 걷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주변의 다른 잉어들에 반응하며 유영하고, 사람과 부딪히면 꽃으로 변해 흩어진다. 이처럼 끊임없이 관객과 상호작용하는 덕분에, 같은 장면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단순한 반복이 아닌, 순간순간이 유일한 경험이 되는 전시였다. 문득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이 떠올랐다.
그다음은 변모하는 공간, 퍼져나가는 입체적 존재 – 평면화하는 세 가지 색과 모호한 아홉 가지 색이라는 전시였다. 이 공간은 수많은 풍선으로 가득 차 있었고, 관람객이 풍선에 접촉할 때마다 빛의 색이 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앞선 두 전시에 비하면 다소 임팩트는 약하게 느껴졌지만,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Water 섹션을 모두 둘러본 뒤에는 Garden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이끼 정원 속 공명하는 소우주 – 고체화된 라이트 컬러, Dusk to Dawn이라는 전시가 펼쳐져 있었다. 부드러운 이끼로 뒤덮인 정원 한가운데에는 Ovoid라 불리는 계란형 물체들이 놓여 있었고, 일몰 이후에는 이들이 은은한 빛을 발하며 공간을 물들인다고 한다.
그 다음은 Floating Flower Garden: 꽃과 나와 하나의 뿌리, 정원은 나와 하나의 몸이라는 공간으로, teamLab Planets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이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난이 천장에 매달려 있어, 마치 꽃의 파도 속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난들은 수시로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잠시 열린 공간을 따라 꽃 사이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바닥 역시 유리로 되어 있어, 반사된 꽃들이 더해져 마치 꽃의 숲 속에 들어온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혼자 여행하는 솔로 여행객이었기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마지막 전시는 Catching and Collecting Extinct Forest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전시 공간을 탐험하며 다양한 멸종 동물들을 채집하고 관찰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였다. 앱 카메라로 전시장 안을 돌아다니는 동물을 포착한 뒤, 화면 속 동물을 향해 ‘관찰 화살’을 쏘거나 바닥에 ‘관찰 그물’을 설치하면, 채집한 동물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동물을 단순히 수집하는 것만으로는 이 전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에,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선택도 할 수 있다.
나도 한 번 그물을 설치해 Wyoming Toad를 잡아보았다. 정보를 확인해보니, 한때는 멸종된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1987년에 다시 발견된 종이라고 나온다.
teamLab Planets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몸과 감각으로 예술을 경험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감이 깨어나는 순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