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새벽 6시 기차를 타고 몬트리올 센트럴 역에서 퀘벡시티로 이동했다. 약 3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기차를 타며 내내 보이는 풍경은 그저 허허벌판뿐...
퀘벡시티에 도착하니 날씨는 흐리고, 비도 간간히 내려 하루가 힘들 것을 예감하였다.
퀘벡 시티의 첫 인상은 프랑스나 독일의 소도시 느낌이 난다는 것이었다. 특히, 경사가 있는 언덕 때문인지 독일의 잘츠부르크와 비슷한 느낌이 나서 신기했다.
내가 묵었던 호텔은 카운터에 접객을 하는 직원이 없어서 다른 호텔에 짐을 맡겼다. 원래 그 호텔에 묵을 예정인 고객들에게만 제공하는 서비스였지만, 호텔 직원들이 친절하게 도움을 주셨다. 날씨에서 느끼지 못한 따뜻함을 현지인에게 느끼니 본격적인 관광에 앞서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가장 먼저 퀘벡을 대표하는 건물인 샤또 프롱트낙으로 향했다. 샤또 프롱트낙은 규모가 큰 호텔인데, 워낙 건물이 성처럼 고풍스럽고 강변의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멋진 뷰를 자아냈다. 숙박비가 비싸서 이곳에서 묵지는 못 했지만 호텔 주위의 거리와 강변을 걸으며 샤또 프롱트낙과 어우러지는 퀘벡의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였다.
샤또 프롱트낙 주변의 기념품 가게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La Boutique de Noël de Québec 라는 크리스마스 용품 샵이다. 한 여름에 크리스마스라니 뭔가 어색한 느낌이 있지만, 가게 내부가 생각보다 커서 그런 어색함은 잊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이 존재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샤또 프롱트낙에서 길을 따라 언덕을 내려가다보면 Place Royale 이라는 광장이 나타난다. 정면에 Notre-Dame-des-Victoires Catholic Church가 있고 주위를 작은 가게와 카페들이 둘러 싼 이 광장은 유럽의 작은 마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났다. 여기서 나는 박사 생활의 답답함을 잠시 잊고 벤치에 앉아 힐링을 했다.
광장 정면에 있는 Notre-Dame-des-Victoires Catholic Church의 내부는 몬트리올의 노트르담에 비하면 화려함은 부족 하지만, 흰벽과 금빛 장식들이 소박하고 따스한 느낌을 주었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길을 따라 언덕을 내려가다 보면 일명 '목 부러지는 계단'이 등장한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얼마나 가파르면 목이 부러질 정도인가 싶었지만, 술 취한 사람이 내려가다가 목이 부러지는 경우가 있어서 생긴 이름이라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실제로 아래의 사진처럼 계단이 가파르지도 않다.
목 부러지는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쁘띠 셩쁠랑 거리 (Rue du Petit Champlain가 있다. 퀘벡에서 가장 활기 찬 거리가 아닌가 싶다. 좁은 거리에 아기자기한 기념품 샵들과 레스토랑이 거리에 생동감을 넣어주는 것 같았다. 중간중간 하프나 키보드로 거리 공연을 해주시는 분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했다.
(이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 식사를 했는데, 음식과 관련된 포스트는 나중에 따로 작성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샤또 프롱트낙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공원, Terrasse Saint-Denis를 방문하였다. 꽤 가파른 언덕에 위치하여 샤또 프롱트낙과 그 옆에 흐르는 세인트로렌스 강을 한번에 눈에 담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드라마 도깨비에도 나온 곳이라는데, 난 드라마를 안 봐서 잘 모르겠다. 이곳에서 해질녘 뷰나 야경을 봐도 멋있을 것 같았다.
27일도 위와 같은 느낌으로 퀘벡 시내를 돌아다녔다. 퀘벡은 대부분의 관광지가 몰려 있어서 일정이 급한 사람들은 하루면 충분히 볼 수 있는 도시인 것 같다. 물론, 여유롭게 돌아다니며 힐링을 하기에도 매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