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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 스페인 여행기 - 세고비아와 톨레도 투어

skypainter 2025. 1. 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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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 스페인 여행 - 축구와 함께한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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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여행일: 2024년 12월 23일

이 날은 투어를 통해 세고비아와 톨레도를 여행한 날이다. 사실 마드리드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근교에 있는 이 두 도시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집합 장소인 마드리드 왕궁으로 가서 세고비아로 향하는 투어 버스에 올랐다.

세고비아(Segovia)는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도시에 위치한 역사와 문화유산이 풍부한 곳이다.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세고비아 알카사르이다. 디즈니의 백설공주 성의 모델이 되었다는 설이 있지만, 사실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투어 버스는 먼저 성 아래에서 사진을 촬영할 시간을 주었다. 날씨가 흐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오히려 흐린 하늘 덕분에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색다른 느낌이었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이후에는 세고비아 구시가지로 이동하여 알카사르 내부를 둘러보았다. 투어는 20~30명 정도의 팀으로 구성되었는데,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들어가면 가이드님의 설명을 제대로 듣기 어려울 수 있어 팀을 둘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나는 후반부 팀에 배정되었기 때문에, 전반부 팀이 내부를 둘러보는 동안 세고비아 알카사르 주변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할 수 있었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입구

 

이후에는 세고비아 구시가지로 가서 알카사르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때 스페인 왕실의 요새 및 궁전으로 쓰였던 곳인 만큼 내부에는 많은 장식들이 있었다.

 

새고비아 알카사르 내부

 

알카사르에서 내려다본 세고비아 외곽의 풍경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겨울 시즌이라 푸른 녹음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황량한 분위기가 세고비아의 중세적인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차분하고 고즈넉한 겨울 풍경이 성의 웅장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는 듯했다.

 

세고비아 알카사르에서 본 외곽 풍경

 

이후에는 마요르 광장에서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세고비아 성당과 그 앞에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 눈길을 끌었다. 성당 내부를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멋진 외관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남기며 그 순간을 기록했다.

 

세고비아 성당

 

세고비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된 로마 시대의 수도교가 있다. 기원후 1세기경, 로마 제국의 트라야누스 황제 또는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도교는 먼 곳의 물을 끌어와 세고비아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정교한 아치 구조로 쌓아 올려진 화강암 블록들이 모르타르 없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이 수도교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세고비아 - 로마 수도교

 

수도교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도 멋지지만, 세고비아 성벽 위로 올라가 길게 이어진 수도교를 바라보는 것 또한 운치가 있었다.

 

세고비야 로마 수도교

 

세고비아 관광을 마친 후 다시 투어 버스에 올라 톨레도로 향하였다. 톨레도(Toledo)는 스페인의 중심부인 카스티야라만차(Castilla-La Mancha) 지방에 위치한 도시로,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다. 즉, 마드리드 북부에 있는 세고비아에서 출발하여 다시 마드리드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온 셈이다. 이동 거리가 긴 만큼 투어 일정도 빠듯했다.

톨레도는 중세 시대 오랫동안 스페인의 수도였던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내가 참여한 투어에서는 톨레도 대성당만을 방문하였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대성당은 더욱 웅장하고 인상적이었다. 톨레도 대성당은 1226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15세기 후반에 완공되었으며, 오랜 건축 기간 덕분에 프랑스 고딕 양식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양식의 요소도 함께 반영되어 있다.

 

톨레도 대성당

 

톨레도 대성당 내부는 예상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화려한 장식들이 가득해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금으로 정교하게 장식된 주제단과 웅장한 합창석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톨레도 대성당 내부 - 주제단

 

톨레도 대성당의 하이라이트는 성의의 예배당(Sacristía)이다. 이곳에는 루카 조르다노가 그린 천장화를 중심으로, 스페인의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천장화는 하늘을 향해 승천하는 천사들과 성인들을 역동적으로 묘사하며, 천장의 곡선을 활용한 원근법이 돋보인다. 

 

톨레도 대성당 - 성의의 예배당

 

이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성의의 예배당 중심에 자리 잡은 엘 그레코의 걸작, 《El Expolio》, 한국어로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이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 십자가형을 앞둔 예수 그리스도가 군중 속에서 붉은 옷을 벗겨지는 장면을 강렬한 색채와 독창적인 구도로 묘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스페인 여행을 통해 엘 그레코라는 화가를 깊이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이 작품이 그를 알아가는 출발점이 된 것 같다. 여담으로, 톨레도의 산토 토메 교회(Iglesia de Santo Tomé) 에 소장된 3대 성화 중 하나인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을 직접 보지 못하고 톨레도를 떠나야 했던 것이 참 아쉬웠다.

 

엘 그레코 - El Expolio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조명이 켜진 톨레도 대성당이 앞쪽 분수의 수면에 반사된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 그 멋진 순간을 담기 위해 몇 장의 사진을 찍으며 톨레도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했다.

 

조명이 비추는 톨레도 대성당

 

톨레도 관광을 마친 뒤에는 톨레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 이동하여 야경을 감상하였다. 고요한 톨레도의 언덕을 따라 이어진 조명이 반짝이며 도시를 은은하게 비추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그 풍경을 사진으로 모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이후 투어는 종료 되고 마드리드로 향하였다.

 

톨레도 야경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나는 산 미구엘 마켓을 둘러보았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기라 그런지 시장은 사람들로 붐비며 활기로 가득했다. 건물 안에는 다양한 스페인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타파스 바, 해산물 가게, 디저트 상점 등이 가득해 눈길을 끌었다. 나는 이곳에서 간단히 간식을 먹은 후, 호텔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했다.

 

산 미구엘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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