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교토에서 단풍 여행을 하며 방문한 식당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음식 문화의 변방인 북미에서 지내는 나에게 일본의 음식점들은 대부분 저렴하고 만족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만족스러웠던 곳들, 애매했던 곳들, 아쉬웠던 곳들로 나누어 포스팅해보려 한다. 물론, 이 글에는 나의 사심과 취향이 듬뿍 담겨 있으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1. 교토 & 비와호 맛집 추천
1 - 1. おうどん居酒屋 真ん中つるる
가장 먼저 추천할 곳은 기요미즈데라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우동집, おうどん居酒屋 真ん中つるる (Oudon Izakaya Mannaka Tsururu)이다. 쌀쌀한 가을 날씨에 뜨끈한 우동이 어울릴 것 같아 방문했으며,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츠루루 우동을 주문하였다. 면은 평범했지만, 우동에 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 든든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일몰을 감상한 후 찾아가면 쌀쌀함을 달래고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1 - 2. Jurakuan (寿楽庵)
이곳은 아라시야마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할머니 한 분이 운영하시는 작은 식당이다. 두부 요리로 유명한 곳인데, 두부 요리를 맛보려면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일본어에 자신이 있다면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친구와 함께 예정에 없이 방문했기 때문에 두부 요리는 주문하지 못했고, 대신 청어 소바 (にしん蕎麦)를 주문하였다. 간장에 절여진 청어가 정말 맛있었고, 달콤하면서도 소바의 담백함과 잘 어우러졌다. 소바에 두부도 조금 고명으로 올라가 있어 이곳의 두부 맛을 아주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식당 내부에서는 할머니께서 직접 가꾸신 정원을 볼 수 있는 것은 덤! 아라시야마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리는 멋진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1 - 3. Coffee Shop Yamamoto
아라시야마에서 JR선을 타기 위해 걸어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카페이다. 내부에 사람들이 많고 분위기도 좋아 보여 들어가게 되었다. 원래는 후르츠 산도만 먹으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퀄리티가 너무 좋아 타마고 산도와 와규 산도도 추가로 주문하게 되었다. 이미 식사를 한 상태였지만,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술술 넘어갔다. 개인적으로 후르츠 산도와 타마고 산도가 정말 맛있고 가성비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와규 산도도 나쁘지 않았지만, 다른 두 산도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
1 - 4. お食事処むら川 (비와호)
비와호의 시라히게를 보고 나서 점심 식사를 할 곳을 찾던 중 역 근처에서 발견한 곳이다. 한국의 가정식 백반집처럼 다양한 음식을 메뉴로 갖춘 곳이었다.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부타미소야끼 정식을 추천해 주셔서 주문하였다. 여러 반찬과 미소, 밥 그리고 된장 소스에 구운 돼지고기로 구성된 가성비 좋은 메뉴였다. 아주머니께서 계란말이도 정말 잘 하신다며 추천해 주셔서 하나 주문하여 친구와 나눠 먹었다. 일본의 계란말이답게 살짝 달면서도 폭신폭신하여 내가 주문한 정식과 굉장히 잘 어우러져 만족스러웠다.
2. 교토 & 오사카 애매한 식당
다음의 식당들은 다른 메뉴를 선택하거나 다른 날 방문하면 좋았을 것 같다고 느낀 식당들로, 살짝 애매하다고 느낀 식당들이다.
2 - 1. Ghar (오사카)
이곳은 오사카에 있는 카레집으로, 그날그날 메뉴가 바뀐다. 오사카 관광 계획은 없었지만, 친구가 본인 경험상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카레집이라며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방문하게 되었다. 내가 간 날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없어서 매장 내에서 식사가 불가능했다. 결국 우리는 카레를 테이크아웃하여 공원에서 먹게 되었다. 테이크아웃한 카레의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굳이 오사카까지 와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친구 말로는 메뉴도 자신이 먹었을 때와 달랐고, 테이크아웃 때문에 맛이 덜했다고 한다. 가장 완전한 상태에서의 경험이 아니었기에 이 식당에 대한 평가는 애매해지게 되었다.
2 - 2. Jisai Kyouman Gion (교토)
이곳은 야사카 신사 근처에 위치한 장어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메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장어 요리답게 가격이 꽤 비싼 편이다. 나와 친구는 가장 비싼 메뉴인 '천하무쌍'을 주문하였다. 천하무쌍을 주문하면 아래 사진처럼 반은 양념된 장어, 나머지 반은 양념 없이 구운 장어로 제공된다. 맛도 좋고 양도 많았지만, 10,000엔을 주고 먹을 만큼의 특별함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곳에 방문한다면 천하무쌍보다는 다른 적당한 가격의 장어 요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3. 교토의 아쉬웠던 식당
마지막 두 곳은 퀄리티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가성비가 떨어져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식당들이다.
3 - 1. Enen
나와 친구는 일본 여행을 할 때 반드시 한 번은 야키니쿠를 즐긴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온시조역 근처에 있는 Enen이라는 가게에서 야키니쿠를 먹어 보기로 했다. 직원 추천으로 세 접시 정도의 부위를 주문했는데, 가격이 꽤 나갔다. 맛은 솔직히 일반적인 야키니쿠 가게에서 맛볼 수 있는 정도였다. 도쿄 같은 곳에서는 같은 가격에 더 가성비 좋은 야키니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곳은 크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3 - 2. Karahi Curry
이곳은 교토 중심가 골목에 위치한 작은 카레집으로, 건물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야 한다. 이곳의 메뉴는 단 하나, 치킨 카레뿐이다. 주문을 하면 주인분이 정성을 다해 카레를 요리하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해, 카레 맛은 평범하다고 느꼈다. 다만, 양이 적어서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