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2024년 10월 24일
이날은 미리 예약해둔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 투어를 위해 일찍 일어났다. 투어 차량은 중간에 마트에 들렀는데, 국립공원 내에서 점심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샌드위치나 빵 같은 것들을 사가기 위함이었다.
이후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어느새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서더니 국립공원의 입구에 도착했다. 축축한 이끼로 덮인 침엽수림이 끝없이 펼쳐진 풍경은 내 상상력을 자극했다.
마운트 레이니어는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활화산으로, 해발 4,392미터에 이르며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화산 중 하나이다. 이 산은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의 중심을 이루며, 아름다운 빙하와 울창한 숲, 다양한 야생동물로 유명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야생화가 만발하여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다만, 야생화의 만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 정말 운이 좋아야 만개한 풍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날은 날씨가 청명하여 마운트 레이니어의 산봉우리를 볼 수 있었다. 보통 구름 때문에 관측이 어렵다고 하니, 나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
투어 차량이 가장 먼저 멈춘 곳은 크리스틴 폭포였다. 크리스틴 폭포는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의 인기 있는 폭포 중 하나로, 높은 절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장대한 경관을 자랑한다. 폭포는 여러 단으로 나뉘어 있으며, 주변의 빽빽한 숲과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다리 위에서도 감상할 수 있고, 다리 아래로 내려와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파라다이스(Paradise)로, 방문자 센터가 위치한 장소였다. 이곳은 마운트 레이니어를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많은 명소라고 한다. 여기서 약 4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져 짧은 트래킹을 즐길 수 있었다. 트래킹을 하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눈 덮인 산과 창처럼 뾰족하게 자란 침엽수림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다만, 눈이 내린 후라 길이 미끄러워 조심해야 했다.
파라다이스에서 트래킹을 하며 바라본 마운트 레이니어는 정말 멋졌다. 산 봉우리와 빙하가 어우러져 보여주는 장관은 내 걸음을 계속해서 멈추게 만들었다.
트래킹 코스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나는 Myrtle Falls로 향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거리가 적당하면서도 폭포와 함께 마운트 레이니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트래킹을 마친 후 이동한 곳은 나라다 폭포(Narada Falls)였다. 나라다 폭포는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 중 하나로, 높이 168 피에 이르는 폭포가 힘차게 떨어지는 장관을 자랑한다. 특히, 햇빛이 비출 때 생기는 무지개가 환상적이다.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가까이에서 폭포를 감상할 수 있으며, 주변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져 인상적인 자연 경관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포인트는 두 강이 합류하는 지점이었는데,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다. 바위들 사이를 지나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마치 탐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이곳에서도 마운트 레이니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볼수록 참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애틀로 돌아가던 중, 가이드님이 갑자기 차를 멈추고 우리를 숲속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죽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고, 그 위에 이끼와 버섯 등이 자라는 작은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가이드님은 이런 마운트 레이니어 숲의 생태계를 설명해주셨다. 특히 놀라웠던 점은 숲에 습기가 가득 차 나무들이 촉촉했고, 땅은 마치 스펀지처럼 부드럽고 탄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이름 모를 다양한 버섯들을 발견해 사진에 담아보기도 했다. 버섯들은 크기와 색깔,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촉촉한 나무 기둥이나 부드러운 이끼 위에 자리 잡은 버섯들은 마치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