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 2024년 11월 7일
뉴욕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가 공부가 너무 답답하고 힘들다며 힐링이 필요하다고, 짧게라도 나와 함께 몬트리올에 다녀오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그렇게 짧은 몬트리올 여행이 시작 되었다. 나는 이미 여름에 몬트리올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이번 여행에 큰 기대는 없었지만, 겨울의 몬트리올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기차를 타고 몬트리올 역에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후 6시였다.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었기에, 친구와 합류한 후 간단히 올드 포트를 산책하기로 했다. 밤중의 올드 포트는 강 바람이 매섭게 불어 꽤나 추웠지만, 한산한 거리와 주변을 밝히는 조명 덕분에 영화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덕분에 추위를 참고 계속 걸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
올드 포트를 걷다 보면 La Grande Roue de Montréal이라는 관람차를 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들어와 화려하기는 하지만, 올드 포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북쪽으로 계속 걷다 보면 새하얀 시계탑이 눈에 들어온다. 이 시계탑은 올드 포트의 랜드마크로, 낮에는 꼭대기에 올라가 몬트리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단아한 시계탑의 외관 디자인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11월의 밤, 올드 포트 거리는 상당히 한산했다. 워낙 해가 빨리 지는 곳이라 그런지 상점들도 모두 일찍 문을 닫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 곳곳을 밝히는 일루미네이션과 아직 남아 있는 단풍들이 따스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Saint-Paul 거리와 Saint-Amable 거리도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참 좋았다.
올드 포트에서 서쪽으로 향한 길을 따라 가면 자연스럽게 노트르담 성당에 도착하게 된다. 성당 앞에는 별모양의 일루미네이션들이 장식이 되어있었다.
노트르담 성당도 광장의 분위기에 어울리게 푸르스름한 조명으로 빛나고 있었다. 보수 공사 중인지 왼쪽 탑은 가려져 있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확실히 몬트리올은 북미에서 유럽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도시이다.